1. 개요
책 제목: 설득의 심리학 (Influence: The Psychology of Persuasion)
출간 연도: 1984년 (초판), 여러 차례 개정판 출간 (최신 개정 5판)
저자: 로버트 치알디니 (Robert B. Cialdini)
장르: 사회심리학, 설득, 마케팅, 행동경제학
한 줄 소개: 인간의 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6가지 보편적인 설득의 법칙을 과학적 실험과 실제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이러한 법칙들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생활과 비즈니스에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책.
핵심 문구: "사람들은 자동화된 반응(Automatic Responses)을 통해 설득당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반응은 특정한 유발 요인(Trigger Features)에 의해 촉발된다."
추가 설명:
- 단순히 설득 기술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각 법칙의 심리학적 근거를 깊이 있게 파고든다.
- 독자들이 설득 상황에서 주체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 마케팅, 광고, 영업, 협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설득 전략을 제시한다.
- 수많은 실험과 사례를 통해 설득 법칙의 보편성과 강력함을 입증한다.
- 개정판을 거듭하며 최신 연구 결과와 현실 사례를 반영하여 내용의 시의성을 유지한다.
2. 저자 소개
로버트 치알디니 (Robert B. Cialdini)
-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심리학과 및 마케팅학과 명예교수(Regents' Professor Emeritus of Psychology and Marketing).
-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에서 박사 후 과정.
- 설득과 협상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서, Fortune 500대 기업, NATO, 미국 법무부 등 다양한 조직에 컨설팅 제공.
- Influence at Work (IAW)라는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여 윤리적 설득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
- 25년 이상 설득, 협상, 순응(Compliance)과 관련한 심리학적 요인들을 연구.
- 주요 활동:
- 학술 연구: 설득, 사회적 영향, 의사 결정 등에 관한 수많은 논문 발표.
- 강연: 전 세계를 돌며 설득 심리학 관련 강연 진행.
- 컨설팅: 기업, 정부 기관, 비영리 단체 등에 설득 전략 자문.
- 대표 저작:
- "설득의 심리학 (Influence: The Psychology of Persuasion)" 시리즈
- "Yes! 50 Scientifically Proven Ways to Be Persuasive" (노아 골드스타인, 스티브 마틴 공저)
- "Pre-Suasion: A Revolutionary Way to Influence and Persuade"
추가 설명:
- 치알디니는 단순히 이론가에 그치지 않고, 실제 현장에서 설득 전략을 연구하고 적용하는 실천가이다.
- 그의 연구는 학문적 성과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널리 활용되고 있다.
- 윤리적인 설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설득의 힘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3. 책의 전체 흐름
책의 구성: 이 책은 설득의 6가지 법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법칙은 독립적인 장으로 다루어진다. 각 장은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된다.
- 법칙 소개: 해당 법칙의 정의, 작동 원리,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나타나는 예시를 간략하게 설명한다.
- 심층 분석: 법칙의 심리학적 근거를 설명하고, 관련 이론과 개념을 소개한다.
- 실험 연구: 법칙의 효과를 입증하는 과학적 실험들을 자세히 소개하고, 실험 결과와 그 의미를 분석한다.
- 실제 사례: 일상생활, 비즈니스, 정치, 사회 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법칙이 활용되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한다.
- 방어 전략: 법칙을 악용하는 설득 전문가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제시한다.
- 독자 편지: 실제 독자들이 보내온 편지를 실어, 내용의 활용성과 신뢰성을 높였다.
목차 (개정 5판 기준):
- 서문: 개정 5판에 부쳐, 초판 서문
- PART 1. 설득의 무기:
- Chapter 1. 누르면, 작동한다 (자동화된 반응의 위력)
- PART 2. 상호성의 원칙:
- Chapter 2. 주고받기의 심리에 빚지게 하라 (Reciprocation)
- PART 3. 일관성의 원칙:
- Chapter 3. 약속과 일관성의 심리 (Commitment and Consistency)
- PART 4. 사회적 증거의 원칙:
- Chapter 4. 다수의 행동으로 움직여라 (Social Proof)
- PART 5. 호감의 원칙:
- Chapter 5. 친구와 적을 만드는 방법 (Liking)
- PART 6. 권위의 원칙:
- Chapter 6. 전문가의 함정 (Authority)
- PART 7. 희소성의 원칙:
- Chapter 7. 부족하면 더 간절하다 (Scarcity)
- 에필로그: 즉각적인 영향력의 시대 (Epilogue: Instant Influence)
4. 상세 요약
Chapter 1. 누르면, 작동한다
- 고정행동 패턴(fixed-action patterns): 칠면조의 '칩칩' 소리처럼, 특정 유발 요인(trigger feature)에 의해 자동화된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 의사결정의 지름길(heuristics): "비싼 것 = 좋은 것", "전문가의 말 = 진실"과 같이 복잡한 상황을 단순화하여 빠르게 판단.
- 대조 원리(contrast principle): 먼저 제시된 대상과 나중에 제시된 대상의 차이를 실제보다 더 크게 인식. (예: 무거운 물건을 들었다가 가벼운 물건을 들면 더 가볍게 느껴짐)
- 인간 행동의 자동성: 인간도 많은 상황에서 기록 장치가 작동하듯 기계적이고 자동적인 방식으로 행동.
-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람들: 이러한 자동 반응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존재.
Chapter 2. 상호성의 원칙
- 정의 및 작동 방식:
- 타인에게 받은 호의, 선물, 초대 등에 대해 빚진 기분을 느끼고, 이를 갚아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을 느낌.
- 상대의 호감/비호감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빚진 기분을 느끼면 거절이 어려움.
- 요청하지 않은 호의에도 부채 의식이 발생하며, 작은 호의가 더 큰 보답으로 이어질 수 있음.
- 실제 사례:
- 하레 크리슈나 협회의 모금 (꽃 선물 후 기부 요청).
- 정치인들의 상호 호의와 로비.
- 기업의 공짜 샘플 제공.
- 에티오피아가 멕시코에 구호 자금을 보낸 사례 (50년 전 받은 도움에 대한 보답).
- 방어 전략: 호의와 설득 전략을 구분하고, 설득 전략이라고 판단되면 부채 의식에서 벗어나기.
Chapter 3. 일관성의 원칙
- 정의 및 작동 방식:
- 자신이 이미 취한 입장이나 행동과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심리.
- 일단 어떤 입장(commitment)을 정하면, 그 입장과 일관된 행동을 하라는 내적/외적 압력을 받음.
- 작은 요청에 동의하면, 나중에 더 큰 요청에도 동의할 확률이 높아짐 (문전 걸치기 기법).
- 자신의 행동은 자신의 자아 이미지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자아 이미지에 맞춰 행동하게 됨.
- 실제 사례:
- 장난감 회사의 판매 전략 (크리스마스 전후 광고와 품절 전략).
- 중공군의 미군 포로 세뇌 (작은 요구에서 시작해 점차 큰 요구로).
- 자동차 판매원의 낮은 공 던지기 (low-ball technique).
- 미군 포로 수용소의 작문 콘테스트.
- 방어 전략: 어리석은 일관성은 피하고, 뱃속 불편함이나 마음속 깊은 곳의 느낌에 귀 기울여 판단.
Chapter 4. 사회적 증거의 원칙
- 정의 및 작동 방식:
-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경향. 특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의 행동을 따를 확률이 높음.
- 다원적 무지(pluralistic ignorance): 위급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이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상황을 위급하지 않다고 판단.
- 유사성: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의 행동을 더 신뢰하고 따름.
- 실제 사례:
- TV 코미디 프로그램의 녹음된 웃음소리.
- 구경꾼 효과 (bystander effect): 주변에 사람이 많을수록 도움 제공 확률 감소.
- 베르테르 효과 (Werther effect): 유명인의 자살 보도 후 모방 자살 증가.
- 존스타운 집단 자살 사건.
- 방어 전략: 사회적 증거가 조작되거나 잘못된 정보일 수 있음을 인지하고,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도록 주의.
Chapter 5. 호감의 원칙
- 정의 및 작동방식:
- 좋아하는 사람의 부탁, 제안에 쉽게 동의.
- 호감 유발 요인:
- 신체적 매력: 매력적 외모는 호감도와 설득력을 높임 (후광 효과).
- 유사성: 의견, 성격, 배경, 라이프스타일 등에서 공통점이 많은 사람에게 호감.
- 칭찬: 칭찬은 상대방의 호감을 얻는 효과적인 방법 (진실 여부와 무관하게).
- 접촉과 협력: 반복적인 접촉과 협력은 서로에 대한 호감을 높임 (예: 직소 학급).
- 실제 사례:
- 타파웨어 홈파티 (친구 관계 활용).
- "착한 경찰관, 나쁜 경찰관" 전략.
- 자동차 판매원의 고객과의 유사성 강조 전략.
- 방어 전략: 상대방에게 불필요하게 큰 호감을 느끼는지 주의하고, 호감과 거래 조건을 분리.
Chapter 6. 권위의 원칙
- 정의 및 작동 방식:
- 권위 있는 인물(전문가, 유명인, 권력자 등)의 말이나 행동에 복종하는 경향.
- 맹목적 복종: 권위자의 지시나 명령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자동적으로 따름.
- 권위의 상징: 직함, 복장, 고급 자동차 등 권위를 상징하는 요소들에 영향.
- 실제 사례:
- 밀그램의 복종 실험.
- 의사의 처방 오류에 대한 간호사들의 맹목적 복종.
- 유명인 광고 (전문 분야가 아닌데도 영향력 발휘).
- '캡티니티스'
- 방어 전략:
- 권위자가 해당 분야의 진짜 전문가인지 확인.
- 전문가가 진실하게 행동하는지 의심.
Chapter 7. 희소성의 원칙
- 정의 및 작동 방식:
- 쉽게 얻을 수 없는 대상(제품, 정보, 기회 등)을 더 가치 있게 여기고 갖고 싶어 함.
- 심리적 반발(psychological reactance): 자유로운 선택이 제한되면, 그 자유를 유지하려는 욕구가 강해져 해당 대상을 더 갈망.
- 경쟁심리: 희귀한 자원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소유욕이 더 커짐.
- 실제 사례:
- "한정 판매", "마감 시간" 전략.
- 금지된 정보에 대한 더 큰 관심.
- 경매, 한정판 제품 판매 등 경쟁 심리 자극.
- 방어 전략:
- 희소성 때문에 흥분하거나 조급해지는 감정을 경고 신호로 인식.
- 감정 진정 후, 희귀한 대상을 원하는 이유가 소유 가치 때문인지, 사용 가치 때문인지 구분.
5. 핵심 개념 및 아이디어
- 자동화된 반응 (Automatic Responding): 인간은 많은 상황에서 심사숙고하기보다는 미리 프로그램된 자동화된 반응을 보인다. 이는 효율적이지만, 때로는 비합리적인 결정을 초래할 수 있다.
- 설득의 6가지 법칙 (Six Principles of Persuasion):
- 상호성의 원칙 (Reciprocation): 받은 대로 갚아야 한다는 의무감.
- 일관성의 원칙 (Commitment and Consistency): 자신이 이미 한 말이나 행동과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욕구.
- 사회적 증거의 원칙 (Social Proof):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경향.
- 호감의 원칙 (Liking): 좋아하는 사람의 부탁을 더 잘 들어주는 경향.
- 권위의 원칙 (Authority): 권위 있는 사람의 말에 복종하는 경향.
- 희소성의 원칙 (Scarcity): 얻기 힘든 것일수록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
- 심리적 반발 (Psychological Reactance): 자유가 제한될 때, 그 자유를 되찾으려는 강한 욕구.
- 다원적 무지 (Pluralistic Ignorance): 위급 상황에서 주변 사람들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그 상황을 위급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현상.
- 후광 효과 (Halo Effect): 어떤 사람의 긍정적인 특성 하나가 그 사람 전체를 긍정적으로 보이게 하는 효과 (특히 신체적 매력).
- 인지적 구두쇠 (Cognitive Miser): 인간은 인지적 노력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어, 복잡한 상황에서 단순한 휴리스틱(heuristics)에 의존한다.
- 방어 전략 (Defense Strategies): 설득의 법칙을 악용하는 상황을 인지하고, 감정적 반응을 억제하며,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추가 아이디어:
- 정보 과부하 시대의 의사결정: 현대 사회는 정보 과부하 상태이므로, 사람들은 더욱 의사결정의 지름길에 의존하게 된다.
- 윤리적 설득의 중요성: 설득의 법칙을 악용하지 않고, 정직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 비판적 사고의 필요성: 설득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6. 평가 및 반응
- 독자들의 호평:
- 설득의 심리적 기제를 명확하고 흥미롭게 설명하며, 다양한 실제 사례와 실험 연구를 통해 설득력을 높였다.
- 일상생활, 비즈니스, 마케팅, 협상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 설득 상황에서 주체적인 판단을 내리고, 부당한 설득에 휘둘리지 않도록 돕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 쉽고 재미있게 읽히는 문체와 구성으로, 심리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언론 및 평론가들의 평가:
- "설득과 마케팅 분야의 바이블", "인간 행동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고전" 등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 《뉴욕 타임스》, 《포춘》, 《타임》 등 주요 언론 매체에서 베스트셀러로 선정.
- 경영, 마케팅,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 및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책.
- 비판 및 논란:
- 윤리적 문제: 일부 독자들은 설득의 법칙을 악용하여 다른 사람을 조종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
- 일반화의 문제: 저자의 주장이 지나치게 일반화되었으며, 문화적 차이나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
- 실험 연구의 한계: 일부 실험 연구의 방법론적 한계나 윤리적 문제에 대한 지적.
7. 여담 및 트리비아
- 치알디니는 책을 쓰기 위해 3년간 세일즈맨, 자선기금 모금원, 광고업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장해 설득 전문가들의 세계를 직접 관찰하고 경험했다.
- 책에 소개된 '독자 편지'는 실제 독자들이 보내온 경험담으로, 책의 내용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이다.
- 책의 내용은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으며, 대학 강의 교재로도 활용된다.
- 치알디니는 속편인 "Pre-Suasion"에서 설득 이전 단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설득의 새로운 차원을 제시했다.
- 영화, 드라마, 광고 등 대중문화에서도 "설득의 심리학"의 내용이 자주 인용되거나 패러디된다.
8. 관련 문서
- 로버트 치알디니
- 설득
- 사회심리학
- 마케팅
- 협상
- 휴리스틱
- 행동경제학
- 인지 편향
9. 각주
[1] 나는 여섯 가지 원칙에 물질적인 이익 추구의 원칙(사람은 누구나 최소 비용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어 한다는 기본 원칙)은 포함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내가 최소 비용으로 최대 이익을 추구하려는 욕망이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에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간파했다거나, 설득의 달인들이 이 기본 원칙의 위력을 경시한다는 어떤 증거를 발견했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라 할 수 있다. 나는 조사 과정에서 달인들이 (때로는 정직하게, 때로는 부정직하게) “아주 저렴하게 구입하시는 겁니다”라는 매력적인 접근 방법을 사용하는 장면을 자주 목격했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물질적인 이익 추구의 원칙을 따로 다루지 않는 것은 알아두면 좋지만 굳이 자세한 설명까지는 필요 없는, 즉 이미 기정사실이 되어 있는 기본적인 동기이기 때문이다.
[2] 어린아이들이 잘못을 추궁받을 때 흔히 “왜냐하면…… 어…… 왜냐하면……”이라고 대답하는 것도 ‘왜냐하면’이라는 단어가 어른들에게 발휘하는 놀라운 위력을 영리하게 눈치챘기 때문일지 모른다.
[3] 마케팅 수업 등에서 이런 현상의 대표적인 경우로 소개되는 사례가 바로 시바스 리갈(Chivas Regal) 스카치위스키다. 시바스 리갈은 경영진이 제품 가격을 경쟁사들보다 훨씬 높게 책정하기로 결정하기 전까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던 브랜드였다. 그런데 제품 판매 가격을 올리자마자 제품 자체는 아무 변화가 없었는데도 판매가 급등했다(Aaker, 1991). 최근 실시한 뇌 스캔 연구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피험자들은 같은 와인을 마시면서도 5달러짜리라고 생각할 때보다 45달러짜리라고 생각할때 더 맛있다고 평가했을 뿐 아니라 쾌락과 관련된 뇌 중추의 활성화 수치도 올라갔다(Plassmann et al., 2008).
[4] 구매에 관한 기본적인 유발 요인 중 소비자들이 자동적이고 맹목적인 반응을 보이는 한 예로 ‘할인 쿠폰’을 들 수 있다(Zimmatore, 1983). 어느 타이어 회사에서 인쇄 오류로 아무런 할인 혜택도 제공하지 않는 쿠폰을 우편 발송하자 소비자들은 상당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정상 쿠폰을 받았을 때와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5] 우리는 개인적으로 중요한 주제에 관해 복잡한 접근을 피하려는 동시에 의사나 회계사, 변호사, 중개인과 같은 전문가들이 우리를 대신해 그런 일을 해주길 바란다(Kahn & Baron, 1995). 복잡하고 중요한 선택을 내려야 하는 결정적인 순간, 우리는 모든 세부사항을 조목조목 고려한 분석적 사고, 즉 아이러니하게도 ‘전문가라는 지름길’을 통하지 않고는 해낼 수 없는 사고를 원한다.
[6] 강력한 거짓 짝짓기 신호에 현혹되는 수컷들의 성향은 인간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비엔나 대학교 생물학자인 아스트리드 쥐에트(Astrid Juette)와 카를 그래머(Karl Grammer)는 젊은 남성 피험자들을 여성의 질 분비물 향기를 모방한 코퓰린(copulins)이라는 휘발성 화학물질에 노출시킨 다음 여성의 얼굴을 보고 호감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코퓰린에 노출된 남성은 여성의 신체적 매력의 차이와 상관없이 모든 여성에게 높은 호감을 표시했다(『여성을 위하여』, 1999).
[7] 이런 생물들이 다른 생물을 이용하는 일에 아무리 뛰어나 보여도, 딱정벌레의 일종인 ‘반날개(rove beetle)’라는 곤충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반날개는 후각 및 촉각과 관련한 다양한 유인을 사용해, 두 종류의 개미들로부터 유충 시절에는 먹이를 제공받으면서 보호받고, 성체 시절에는 겨울을 보낼 거처를 제공받는다. 반날개의 거짓 유인에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개미들은 반날개를 동료 개미처럼 대한다. 개미집 안에 들어앉은 반날개는 개미의 알과 새끼들을 먹어치우는 것으로 개미의 호의에 보답한다. 그러고도 전혀 보복당하지 않는다(Holldobler, 1971).
[8] 대중매체에 등장하는 배우, 탤런트, 모델 등 비현실적으로 매력적인 사람들은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과의 로맨틱한 관계를 불만족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하는 연구자들이 있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 따르면 (《플레이보이》나 《플레이걸》 같은 잡지에서) 지나친 성적 매력을 뽐내는 벌거벗은 핀업 모델을 자주 접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배우자나 연인의 성적 매력을 점점 더 불만스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Kenrick, Gutierres, & Goldberg, 1989).
[9] 50년 동안 이어진 의무감이 에티오피아 문화만의 독특한 특징으로 설명할 수 있는 예외적인 현상이라면, 역시 당황스럽기 그지없는 또 다른 사례를 살펴보자. 2007년 5월 27일, 워싱턴 DC에서 정부 관리로 활동하는 크리스티안 크로너(Christian Kroner)가 신문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 재해 현장에 정부가 시기적절하게 대처한 데 자부심을 보이며, 홍수를 당한 뉴올리언스 시와 그 밖의 많은 재해 현장에 펌프와 배, 헬기, 기술자, 구호 물품 등이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되었는지 자세히 설명했다(Hunter,2007). 이건 말도 되지 않는다. 비극적인 재난 앞에서 미 연방정부가 얼마나 서툴고 부적절한 대처로 일관했는지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는가? 한 예로 루이지애나 주민들을 원조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정부가 자랑해 마지않던 ‘로드 홈(Road Home)’ 프로그램은 당시 시작한지 여덟 달이 지난 시점이었는데도 아직 전체 원조 요청 규모의 80퍼센트도 시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크로너라는 사람은 뻔뻔하기로 소문난 정치가들 중에서도 유난히 더 후안무치한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사실 크로너는 자국 정부의 노고에 충분히 만족할 만한 입장에 있었는데, 그는 미국 정부 관리가 아니라 미국 주재 네덜란드 대사였기 때문이다. 그는 카트리나로 파괴된 미국 멕시코만 연안에 네덜란드에서 제공한 원조에 대해 이야기했다.
[10] 이런 현상은 설득의 무기로도 쓰일 수 있다. “만약 리디가 처음부터 우리한테 ‘래리 오브라이언의 사무실에 불법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할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면, 우리는 즉시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리디는 일단 콜걸 투입, 납치, 습격, 파괴, 도청 등의 계획을 한아름 들고 왔다. 절반, 아니 1/4만 받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면서 먼저 빵 한 덩어리를 전부 요구했던 것이다.”
[11] 여기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점은 미군 포로들의 협력이 모두 의도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미국 조사단은 협력행위를 ‘적에게 도움이 되는 모든 행위’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평화요청서에 서명하거나 적군의 심부름을 하거나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거나 적군에게 특별대우를 받거나 거짓 자백을 하거나 동료 포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군사 기밀을 누설하는 등의 다양한 행위들은 모두 협력행위에 포함되었다.
[12] 남을 등쳐먹는 배은망덕한 사람이라는 고약한 별명이 붙은 사람은 기피 대상 1순위가 된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사람들은 때때로 불평등한 교환에 동의한다.
[13] 비교문화적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흥미롭게도 상호성의 원칙을 역방향으로 위배한 사람, 즉 먼저 호의를 베푼 다음 상대방에게 보답의 기회를 주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도 상당한 반감을 보인다고 한다. 미국, 스웨덴, 일본 3개국에서 모두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Gergen, Ellsworth, Maslach, & Seipel, 1975).
[14] 1930년대에 자신의 동네에서 양복점을 운영했던 시드와 해리 드러벡 형제의 사례를 소개한다. 새로 온 손님이 삼면 거울 앞에서 양복을 입어볼 때면 시드는 손님에게 자신은 귀가 잘 들리지 않으므로 조금 더 큰 소리로 말해달라고 여러 번 요청하곤 한다. 일단 손님이 마음에 드는 양복을 고른 다음 가격을 물어보면, 시드는 양복점 구석에서 작업 중인 수석 재단사인 형에게 소리를 지른다. “해리, 이 양복 얼마지?” 그 소리를 듣고 잠시 일감에서 고개를 든 해리가 양복의 가격을 엄청 과장해 “그 멋진 순모 양복 말이지? 그건42달러야”라고 대꾸한다. 시드는 잘 들리지 않는다는 듯 귀에 손을 갖다대면서 다시 가격을 물어본다. 그러면 해리는 다시 한 번 ‘42달러’라고 대답한다. 바로 이때 시드가 손님을 보며 “22달러라는데요”라고 말한다. 상황을 지켜본 손님은 대부분 잽싸게 양복 값을 지불하고는 불쌍한 시드가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기 전에 양복점 밖으로 줄행랑을 친다는 것이다.
[15] 상호성의 원칙을 의례화한 사회도 있다. 한 예로 파키스탄과 인도 일부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제도화된 선물 교환 풍습인 바르탄 반지(Vartan Bhanji)를 들 수 있다. 고울드너(1960)는 바르탄 반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주목할 점은 ‘바르탄 반지’라는 시스템은 자신이 입은 은혜를 완전히 보답하고 의무감에서 해방되는 일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결혼식에 참석한 손님은 돌아갈 때 사탕을 선물로 받는다. 혼주는 사탕의 무게를 재어 ‘이 다섯은 당신 몫입니다’라고 말하며 건네주는데, 이는 ‘이전에 당신한테 받았던 사탕을 갚는 것입니다’라는 의미이다. 그러고는 추가로 사탕의 무게를 재어 ‘이것은 내 몫입니다’라고 말하며 건넨다. 이 혼주 역시 또 다른 예식에서 자신이 건넨 사탕만큼 돌려받고 차후에 다시 갚아야 할 사탕을 추가로 받게 된다. 이런 식으로 선물 주고받기가 계속 이어진다(p. 175).”
[16] 실제로 인간의 많은 행동이 이렇듯 자동적이고 상투적인 행동 방식의 지배를 받는데, 대부분 가장 효과적인 행동 방식이자(Gigerenzer &Goldstein, 1996), 반드시 필요한 행동일 경우가 많다(Bodenhausen, Macrae, & Sherman, 1999; Fiske & Neuberg, 1990). 우리는 현재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급변하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런 환경에 적응하려면 지름길이 필요하다. 단 하루라도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과 사건, 상황의 모든 측면을 전부 인식하고 철저히 분석하며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럴 만한 시간도, 에너지도, 능력도 부족하다. 따라서 우리는 고정관념이나 경험 법칙 등을 사용해 몇 가지 핵심적인 특징으로 대상을 분류하고, 이러한 특징들이 나타날 때에는 특별한 사고 과정 없이 자동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17] 실제로 한 연구에서는 보험 관련 설문지에 5달러짜리 수표를 ‘선물’로 동봉해 보낼 경우 설문 응답 후 보답으로 50달러를 지급하는 경우보다 두 배나 높은 효과를 얻었다(James & Bolstein, 1992).
[18] 이런 방식으로도 매출이 오르지 않을 경우에는 ‘가격 인하’ 팻말을 붙인 다음 할인 상품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에게 원래 가격으로 팔면 된다고 한다. 이때에도 할인 이전 가격에 대한 사람들의 ‘비싼 것이 좋은 것’이라는 자동반응을 이용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19] 예를 들어 수컷 울새는 진짜 울새가 아니라 자기 영역에 남아 있는 다른 수컷 울새의 가슴에서 빠진 붉은 깃털 뭉치만 보고도 경쟁자 울새한테 텃세권을 침범당한 듯 격렬한 반응을 보인다는 동물행동학자들의 실험 결과도 있다. 한편, 붉은 가슴깃털을 ‘제거한’ 완벽한 수컷 울새 모양의 박제에는 철저하게 무관심했다(Lack, 1943). 다른 종류의 새한테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나는데, 흰눈썹울새의 텃세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은 푸른색의 특이한 가슴깃털인 것으로 밝혀졌다(Peiponen, 1960).
[20] 예를 들어, 어떤 법안에 대한 투표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 노선과 어긋난 표를 던지는 의원이 있다면 대부분 해당 법안의 발안자에게 신세를 갚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21] 예를 들어 2002년 총선 기간 동안 여섯 가지 핵심 사안에 대해 이익집단의 자금 지원을 가장 많이 받은 미국 의회 의원들을 조사한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선거운동에 가장 많은 자금을 지원한 집단의 이익에 부합하는 법안에 찬성표를 던질 확률이 일곱 배나 높았다. 실제 그 이익집단은 83퍼센트에 달하는 법안 통과율을 보였다(Salant, 2003).
[22]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은 자신의 술값을 남성에게 부담시키자마자, 즉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상대 남성과 성적인 관계를 가질 확률이 높은 여성으로 취급받았다(George, Gournic, & McAfee, 1988).
[23] 예를 들어, 랭거가 세 번째 실험에서 사용한 또 다른 문장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차이를 유발한 것은 이유를 설명하는 문장 전체가 아니라 문장의 첫 단어인 ‘왜냐하면’이기 때문이다. 랭거는 세 번째 실험에서 양보를 부탁하는 진짜 이유를 밝히는 대신, ‘왜냐하면’이라는 단어를 말한 후 전혀 새로운 내용 없이 이미 밝혀진 사실을 다시 언급하도록 했다. “실례합니다. 제가 서류 다섯 장이 있는데, 복사기를 먼저 사용해도 될까요? 왜냐하면 제가 복사를 좀 해야 하거든요.” 실험 결과는 거의 모든 사람, 약 93퍼센트의 승낙으로 나타났다. 승낙할 만한 어떤 실제적인 이유나 새로운 정보가 없는데도 말이다. 박제 족제비에게서 흘러나오는 새끼 칠면조의 ‘칩칩’ 소리가 어미 칠면조의 자동적인 양육 행동을 촉발했듯이, 양보를 요청하는 이유가 전혀 제시되지 않은 경우라도 ‘왜냐하면’이라는 단어는 랭거의 피험자들로부터 자동적인 승낙을 유발했다. 누르면, 작동하는 것이다.
[24] 미주리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를 예로 들어보자(Petty, Cacioppo & Goldman, 1981). 연구진은 피험자들에게 ‘모든 학생은 졸업 전에 반드시 종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라는 내용의 새로운 학사정책을 지지하는 발언을 녹음해 들려주었다. 자신이 졸업하기 전인 다음 해부터 당장 종합시험이 실시된다는 말을 들은 학생들은 감정적인 동요를 보였다. 당연히 발언의 내용도 주의 깊게 분석해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자신이 졸업하고 나서 한참 후에야 종합시험이 실시된다는 말을 들은 학생들은 감정적인 반응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 주장의 타당성을 주의 깊게 검토할 의지를 찾을 수 없음은 당연했다. 연구 결과는 간단했다. 피험자들은 개인적으로 자신과 관련이 없는 주제에 대해서는 주로 교육 문제에 관한 화자의 전문성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고, 이 경우 주장의 타당성과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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